[영어 어원 이야기] "별거 아닌 것"이 원래 삼거리 수다에서 왔다 — Trivial의 뜻밖의 탄생
"이거 trivial한 문제야."
"에이, 그게 무슨 대수야."
영어권에서도,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쓰는 표현이죠.
그런데 이 trivial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 전 로마의 길거리 수다가 나옵니다.

세 갈래 길에서 시작된 이야기
고대 로마를 상상해보세요.
포장된 도로가 뻗어있고, 세 갈래 길이 만나는 광장. 시장 아주머니, 병사, 상인, 농부가 지나다니며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곳.
오늘날의 편의점 앞, 버스 정류장 같은 장소였습니다.
라틴어로 이 "세 갈래 길"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 tri(셋) + via(길) → trivium(트리비움)
삼거리 수다 = 별거 아닌 이야기

그 삼거리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을 떠올려보면요.
"어제 누가 누구랑 싸웠대", "저 집 아들이 장가간대", "요즘 빵값이 올랐어"...
대단한 정치 토론도 철학도 아닌 동네 잡담이었죠.
그러다 보니 trivium에서 나오는 이야기 = 사소한 이야기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굳어졌고, 시간이 흘러 trivial이 "별거 아닌 것"이라는 뜻을 갖게 됩니다.
반전 — 중세 대학의 trivium

흥미로운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중세 유럽 대학에서는 기초 교양 3과목을 trivium이라고 불렀어요.
문법 (Grammar), 수사학 (Rhetoric), 논리학 (Logic)
고급 학문에 들어가기 전 모든 학생이 거쳐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었습니다. 삼거리처럼, 모든 길이 시작되는 출발점이었던 셈이죠.
trivial은 한때 가장 근본적인 것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사소한 것을 뜻합니다.
다음에 "That's trivial"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로마 삼거리 아주머니들의 수다에서 온 말이라고.
일상 속 단어 하나에 2,000년의 역사가 숨어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Boycott
한 사람의 이름이 어떻게 동사가 되었을까요? 아일랜드 소작농들이 지주에게 맞선 저항의 이야기,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오늘의 어원 정리
| 라틴어 | 의미 | 현대 영어 |
| tri | 셋 | three, triangle |
| via | 길 | via, viaduct |
| trivium | 세 갈래 길 | trivial, trivia |